학교 졸업식에 참가한 김민서 학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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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 : 김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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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년 오래건 파견
나는 이번에 고등학교 교환학생으로 미국을 7개월 동안 다녀왔다. 물론 처음부터 가려고 했었던 건 아니다. 어렸을 때부터 해외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는 것을 좋아했었기 때문에 한번쯤은 해외에서 문화도 배우고, 언어도 배우면서 살아보고 싶다고 생각은 했었지만 학교도 다니고 공부도 하면서 지내다 보니 자연스럽게 잊혀져 갔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 4-H 단톡방에서 미국 교환학생 프로그램에 대한 신청서를 봤다. 그렇게 내가 미국 고등학교를 가게 된 이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다. 사실 나는 영어를 그렇게 열심히 공부하지도 않았고 특출나게 잘하지도 않았어서 내가 1차 시험에 합격을 할 줄은 몰랐다. 그냥 경험삼아 한번 시도해봤지만 떨어져도 그냥 내 영어가 부족하구나 하고 넘기려고 했다.
그리고 또 실제로 1차 시험을 볼때도 모르는 문제들도 많아서 그냥 감으로 찍은 문제도 많았다. 그렇게 당연히 떨어질거라고 생각했지만 그래도 한편으로는 혹여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던 어느날, 한국4-H본부의 전화를 받게 되었는데 내가 2차 면접을 볼 수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정말 깜짝 놀랐다.
영어가 많이 부족하지만 이건 하나님이 주신 마지막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서 그때부터 면접 준비를 열심히 하기 시작했다. 물론 많이 늦고 부족했지만 그래도 열심히 준비한 결과 다행히도 2차 면접에 합격하게 되어서 미국에 갈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미국에 가려면 필수로 필요한 교환학생 비자가 거절됐다. 그토록 쉽다던 교환학생 비자가 거절된 것이다. 처음에는 진짠가 싶다가도 실감을 하고 정말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 막막했다. 이제 한, 두 달 후면 다들 떠나있을 텐데 이러다 나만 못 가는게 아닌가 걱정이 되었다.
그렇게 결국 나는 3달 후에 비자 인터뷰를 다시 본 후에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합류할 수 있게 되었다. 그동안 학교와 호스트까지 몇 번이 바뀌었다. 그렇게 최종적으로 내가 7개월동안 지낸 La Grande High School에서 받아줬고 그렇게 La Grande, Oregon으로 가게 됐다.
미국에 가기 전 나의 목표는 영어 실력 향상, 한국에서 못하는 경험들도 많이 하고, 마지막으로는 무언가를 시도할 때 소심해지는 나의 성격을 새로운 시도를 두려워하지 않는 그런 성격을 갖는 것이었다.
처음으로 미국에 갔을 때는 정말 내가 가는 건가 싶었지만 미국 공항에 도착하자마자 이제부턴 모든 걸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한다는 생각에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처음 호스트와 마주쳤을 땐 티는 안냈지만 정말 멘붕 그 자체였다. 그래도 어느 정도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을 거라던 착각을 갖고 있었기 때문에 쉽게 적응하고 영어도 빨리 늘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지만, 정말 인사말 빼고는 하나도 알아들을 수 없었다. 내가 개인적으로도 처음 보는 사람들과 친해지는 걸 잘 못해서 호스트에 다가가는게 쉽지만은 않았다. 또 뭐라고 하는지도 알아듣지도 못하고 말도 못하니 정말 막막하고 답도 없었다. 그렇게 한 1~2달 동안은 알아듣기가 힘들었다. 또 학교도 미국에 간지 며칠만에 갔어야 했기 때문에 수업시간에는 며칠 그냥 알아듣지도 못하고 눈만 뜨고 있었다. 그래도 첫날에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말 걸어주는 친구도 몇 명 있었고 또 다들 중간에 와서 그런가 모르는것도 친절하게 알려주고 도움도 많이 줬다.
초반에는 수업 끝나는 시간마다 담당 선생님들께 번역기까지 돌려가면서 과제나 시험이 있는지 물어보면서 학교를 다녔다. 수업시간에도 당연히 번역기와 함께 수업을 들었다. 수업 자료나 책 같은걸 볼 때에는 거의 대부분을 못 알아들어서 선생님께 양해를 구하고 매일 번역기를 돌리면서 수업에 들어갔다. 영어는 못하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려고 노력하니 선생님들도 많이 봐주시고 친절하게 알려주셨다.
첫 학기에는 수학, 역사, 마케팅, 피트니스, 도자기, 영어를 들었다. 수학이나 도자기 같은 수업들은 무난하게 듣고 어느 정도 재미를 붙였지만 영어나 역사 같은 수업들은 영어를 모르면 알아들을 수가 없었기 때문에 초반에는 정말 매일매일 시달렸다. 특히 영어 수업 때에는 ‘To kill a mockingbird’라는 책을 읽었었는데 옛날에 나온 인종차별에 관련된 책이였기 때문에 더 알아듣기 어려웠다. 또 처음에는 모든 선생님들이 말을 너무 빨리 하신다고 느껴져서 정말 내가 이걸 언젠간 알아듣는 날이 올까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계속 듣다보니 조금씩 들리기 시작했다.
나는 3개월이나 늦게 갔기 때문에 학교를 간지 거의 한 달만에 크리스마스 시즌이 다가오고 있었다. 크리스마스 휴일 전에는 학교에서 특별하게 옷 입는 주간 동안은 여러 가지 컨셉에 맞춰서 옷을 입을 수 있어서 마지막날인 파자마데이때 파자마를 입고 갔던 기억이 있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휴일로 2주나 학교를 쉬게 되었다. 처음에는 학교를 드디어 안가는 생각에 기대도 되었지만 막상 학교를 안가다 보니 호스트들도 매일 일을해, 말하고 놀 사람들도 없어서 약간의 향수병이 생기기 시작했다. 그래도 호스트들이 알아차리고 말타고 작은 마을을 둘러보는 경험도 시켜주시고 좋은 식당도 데려가주시고 해주셔서 점차 괜찮아지기 시작했다.
김민서 학생은 방과후 활동으로 테니스 활동에 참여했다.
크리스마스 때는 한국과 다른 경험들을 정말 많이 할 수 있었는데 그중 하나는 크리스마스 나무를 직접 잘라서 꾸미는 것이다. 숲에 가서 이쁜 나무를 찾아서 직접 톱으로 자른 후 집으로 옮겨서 예쁘게 꾸몄다. 또 그뿐만이 아니라 작은 귀여운 나무도 잘라서 내 방에도 따로 꾸밀 수 있게 해주셨다. 그렇게 크리스마스 전에는 크리스마스 나무도 꾸미고 쿠키들도 만들어서 그 기간 동안 쿠키도 먹었다. 크리스마스 당일 아침에는 호스트들과 크리스마스 선물들을 교환하고 같이 시간을 보냈는데 나는 한두개씩 교환할거라고 생각했지만 각자 4~5개씩 또는 그 이상씩 선물을 너무 많이 주셔서 깜짝 놀랐다. 크리스마스는 정말 미국에서 했던 경험 가운데 손에 꼽힐 정도로 새롭고 즐거웠던 경험이였다.
그렇게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다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는데 계속 다니면서 어느 정도 학교에 익숙해져 갔다. 그렇게 학기가 바뀌게 되고 새로운 수업들을 듣기 시작했는데 2학기 때에는 교환학생으로써 기본적으로 들어야 했던 과목들을 다 들어야 했다. 특히 미국 정부 수업이 정말 어려웠다. 거의 매일 수업시간 동안 엄청 길고 어려운 문서들을 가져와 읽고 분석하는 수업들을 매일매일 했었는데 정부 자체도 한국과 정말 다르고 또 그 수업에서 사용하는 영단어들은 더 평소에 쓰지 않기 때문에 더 어려웠다. 그래도 2학기때 가장 좋아하고 존경하는 선생님을 만나서 정말 기뻤다.
2학기 때 또 들었던 다른 과목들에는 도자기, 목재, 스피치, 경제 수업 등이 있었는데 물론 정말 어려웠지만 그래도 열심히 하면 나에게도 도움이 되고 나름 재밌었다. 영어가 부족한 만큼 영어로 많이 발표를 하다보면 더 늘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들었는데 아직도 정말 듣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 1~2주에 한 번 씩 큰 주제를 가지고 발표를 준비했다. 관중을 설득하는 연설을 하기도 하고 관중에게 주제에 대해서 알려주는 연설 등 다양한 연설들을 했는데 발표를 준비하는 시간동안 계속 어떻게 말해야 관중 입장에서 더 잘 알아듣고 이해하기 쉬울까 하는 고민들도 많이 하면서 발표문도 많이 바꾸고 검토해가면서 자연스럽게 수필 능력도 나아져갔다.
또 큰 주제뿐만 아니라 매주 수요일에는 작은 주제를 갖고 즉흥적으로 하는 짧은 연설도 해서 영어를 향상시키는데 많이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그렇게 바쁘게 2학기를 보내니 7과목 중 한 과목 빼고 다 A를 받을 수 있었다. 물론 선생님들도 많이 봐주셨겠지만 그래도 엄청 뿌듯했다.
2학기때는 스포츠도 시도해봤었는데 원래는 치어리딩 팀에 들어가고 싶었지만 너무 늦게 가서 못들어 갔었기 때문에 봄 스포츠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골프랑 테니스 중에서 뭘 할까 하다가 테니스를 해보기로 결정했다. 나중에 알고 보니 테니스 코치님 중 한분도 내가 평소에 좋아하던 선생님이어서 더 편하고 재밌게 할 수 있었고 좋은 친구들도 많이 만나서 좋았다.
학교 프로파티(학년말 무도회)에 참가한 김민서 학생과 친구들.
2학기 말에는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보던 프롬파티에도 갔다. 나는 검정색 반짝이는 드레스를 입고 가기 전에 친구들과 친구 집에서 같이 꾸미고 파티장에서는 노래 틀어놓고 춤도 추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그렇게 학교 생활을 하다보니 절대 안올 것 같던 6월 1일에는 드디어 내가 7개월동안 다니던 학교에서 졸업을 하게 되었다.
우리 학교에서는 교환학생들은 다 졸업을 할 수 있게 기회를 줘서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혼자 지내는게 물론 쉽지는 않았지만 한국에서는 할 수 없는 좋은 경험들도 많이 하고 좋은 사람들도 많이 만나서 좋았다. 또 미국에서 지내면서 가장 친하게 지내고 항상 날 응원해주는 Avie Durrant도 만나 친해진 이후로는 시간 맞을 때마다 같이 놀고 좋은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미국에서 지내면서는 영어만이 아니라 더 생각도 깊어지고 여러모로 많이 배운 것 같다. 당분간은 혼자 해외에서 지낼 생각은 없지만 또 이런 기회가 생긴다면 다시 와서 새로운 경험들도 많이 하고 배우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