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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결

파견연도
2023
구분
청소년
참가자 : 유결
2023~2024년 워싱턴 파견
저는 미국 공립고등학교 교환학생 AYP 프로그램을 통해 미국 워싱턴주 렌턴(Renton) 시에서 10개월간의 파견을 마치고 돌아온 유결입니다. 미국에서는 스미스(Smith) 가정과 함께 살았습니다. 이미 아시아권에 대한 문화적 배경지식이 있는 가정이었기에, 저는 다른 관점에서의 문화적 인식을 교류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10학년으로서 헤이즌 고등학교(Hazen High School)에 재학하였고, 미국 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미래 계획을 세우게 되어 고등학교 졸업과 대학 입학을 미국에서 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미국에서의 10개월은 저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다주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들이 보편적으로 가장 많은 변화를 겪는 시기에 이러한 경험을 한다는 것은 제가 한층 더 성숙해지고 자신을 알아가는 사람으로 성장하는 데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미국에서의 기간을 통해 가장 크게 변한 부분은 신체적, 정신적, 그리고 사회적 변화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신체적 성장입니다. 미국에서는 비교적 고등학생들에게 운동할 기회가 많이 주어지고 권장됩니다. 고등학교 스포츠팀에 지원하는 것이 쉬울 뿐 아니라, 동아리 활동과 지역 청소년 리그 등 부담이 덜한 스포츠 활동들도 정말 많습니다. 저는 학교 축구팀에서 골키퍼로 출전했습니다. 비록 팀 선수 부족 문제로 인해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고, 골키퍼로 활약한 경험도 처음이었지만, 그 시즌에 ‘Most Improved Player’ 상과 ‘Unsung Hero’ 상을 받으며 노력을 인정받았습니다. 미국 공립 고등학교에는 체육 수업도 다양했는데, 저는 건강 이론과 체육이 융합된 Components of Fitness, 헬스와 근력 운동을 집중적으로 배우는 Strength and Conditioning, 그리고 걷기와 유산소 운동에 대해 배우는 Walking and Jogging for Fitness 이렇게 세 개의 수업을 들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스스로 신체적 건강을 얻고 유지하는 방법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정신적 변화입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혼자 적응해야 하는 만큼 독립심을 기를 수 있었습니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이 생길 것이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그 시간이 생각보다 더 큰 의미를 주었습니다. 미국에 간 후, 학교가 시작하기 전까지는 ‘이게 맞나?’ 싶을 정도로 무료한 시간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 시간을 최대로 잘 활용했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그 과정에서 제 자신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새로운 취미와 할거리를 찾아 나섰고, 학교가 시작한 지 몇 주 뒤 지역 코디네이터가 저의 초청 가정을 방문했을 때 최대한 다양한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그 결과 워싱턴 전역에서 온 4-H 멤버들과 친구가 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통해 저는 조금 더 자발적이고, 스스로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아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또한 정신적으로 성장한 부분은 더 많은 것을 배우려 하고, 더 많이 감수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점입니다. 저는 ‘미국까지 왔는데 뭐라도 해야지’라는 생각을 자주 했습니다. 그 생각은 저 자신을 새로운 상황에 더 많이 노출하게 했습니다. 동아리 활동, 교회 활동, 지역 4-H 활동 등 다양한 경험에 도전할 수 있었고, 반복하다 보니 새로운 상황에 대한 두려움도 줄어들었습니다.
마지막은 사회적 변화입니다. 저의 사회에 대한 인식, 기여, 관심이 크게 변했습니다. 가장 큰 미국과 한국의 차이점은 미국이 요구하는 사회적 참여입니다. 먼저 4-H 활동을 말하자면, 제가 참여한 활동들은 모두 미국 사회와 지역 사회를 배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았던 활동은 제가 살던 도시의 박물관 관람과, 가장 큰 의미를 준 KYG(Know Your Government, 미국 정부를 컨퍼런스 형식으로 배우는 활동) 프로그램이었습니다. KYG는 저를 사회적으로 크게 변화시킨 활동이었습니다. 미국 정부 시스템을 더 잘 이해하게 되었고, 정치에 대해 미국 친구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을 정도의 지식을 얻었습니다. 또한 좋은 시민이 되는 방법, 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 등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컨퍼런스 형식이었던 만큼 제 카운티에 사는 또래 친구들을 사귀었고, 워싱턴 전역의 친구들과도 관점을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이 활동을 통해 조금 더 격식 있는 자리에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많은 사람 앞에서 어떻게 자신을 보여줄 수 있는지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 경험을 바탕으로 이후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때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사를 공유할 수 있었습니다.
학교에서도 사회적으로 많이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동아리와 스포츠 활동을 통해 느낀 점은, 아는 사람이 많을수록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친해질 기회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다는 것이었습니다. 친구의 친구를 알게 되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주변 사람에게 연결을 부탁할 수도 있다는 점을 배웠습니다. 교내 봉사활동도 사회적 성장에 도움을 주었습니다. 저는 주로 요리 수업에서 진행된 봉사활동에 참여했는데, 수업을 듣지는 않았지만 친구들이 참가했기에 요리는 못하더라도 서빙과 치우기를 도왔습니다. 미국 고등학교는 졸업 요건에 일정 시간 이상의 봉사활동을 포함하는 경우가 많아서, 학교에서도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며 시민들의 사회 참여를 장려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러한 변화들은 결과적으로 제가 어떻게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는지 더 잘 깨닫게 해주었습니다. 다양한 시도를 하다 보면 자신이 원하는 것과 잘하는 것을 찾을 수 있고, 어떤 상황에 놓이든 우선순위를 생각하며 노력과 열정을 다한다면 결과와 상관없이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나이가 더 들어 누군가가 제게 16살 때 미국에서의 경험이 어떤 의미였냐고 묻는다면, 고민할 필요도 없이 제 자신을 알고 가꾸는 데 지혜를 얻게 해준 10대 시절의 터닝포인트였다고 말할 것입니다. 이 경험은 저의 새로운 시대의 시작이었습니다.